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_ 낮술 낭독회

by 느티나무

  • 『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_ 낮술 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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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가이 씨는 성큼성큼 걸으면서 "한잔해야지."하고는 싸구려 술집으로 이끌었다. "예."하며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나가이 씨는 병맥주를 시켜서 내 잔에 따라주었다. 그리고 자신의 잔에도 따른 다음 "좋아. 좋아."라며 컵을 들어올리더니 바로 마셔버렸다.

    나도 마셨다.

     

    마시는 순간, 온몸으로 스며든다.

     

    그렇게 맛있는 맥주를 마셔본 적이 없다.

     

    목욕 후 한낮의 맥주라니, 젊은 나에게는 전혀 뜻밖의 세계였다.

    둔감한 나도 이윽고 깨달았다.

    '아, 그렇구나. 특별한 맥주 맛을 즐기게 해주려고 목욕탕으로 데리고 간 거였어.'

     

    돈이 없으니 손님에게 맛있는 걸 대접할 수는 없다. 그러니 목욕탕으로 안내한 다음, 싸구려 술집의 맥주를 몇 배나 더 맛있게 하려는 아이디어였다.

     

    『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지식여행, 2011. 204면. 

     

     

    읽은 날: 2021년 7월 6일 (화)

    *매주 화요일 늦은 3시부터 3층 동네부엌에서 낭독회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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