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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의 나는 집이 아닌 술지벵서 자랐다. 키는 더 이상 자라지 않았지만 뱃살과 내장지방만큼은 분명히 자랐다. 집에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몹시 한정되어 있었다면, 술집의 메뉴는 무한했다. 술을 더 마실 수 있게 하는 모든 것이 안주가 되었다.
-『아무튼..”
등록일 : 2022.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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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 『올드걸의 시집』, 은유 , 서해문집, 2020,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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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2.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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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사회파 소설을 연이어 쓰는 동안, 나는 각기 다른 곳에서 길동무 둘을 얻었다. 곡성에서 미실란 대표이자 농부과학자인 이동현을 만나 지방, 농촌, 벼농사, 공동체의 어려움과 참된 가치를 알게 되었고, 서울에서 '당산동 커피' 바리스타이자..”
등록일 : 20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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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에게 수입이란 노력과 비례합니다. 저희가 이벤트나 가게에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액티비티를 많이 하면 그달에 매출이 높고요.
출장이 많아서 이벤트나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달은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아요.
수익은 다시 마케팅이나 이벤트에 투자..”
등록일 : 2022.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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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연연하여 머릿수만 채우는 방식이 아니라, 마을에 꼭 필요하며, 과밀한 대도시가 아니라 과소한 시골 마을에서 오래 살고자 하는 이들을 선별하여 받아들였다. 이렇게 모인 사람끼리 이웃하며 지내자 더 새롭고 더 신나는 일들이 벌어졌다.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숫자가 아니라 내용..”
등록일 : 2022.02.26
"찬영이는 도근이가 알록달록한 고래 그림을 완성해 가는 모습을 힐끔거리며 봤다. 히죽거리며 웃는 도근이 녀석이 얄미웠다.
사실 도근이가 부러웠다. 진짜 부러웠던 건 바다에서 멋진 항해를 하는 도근이 아빠였다. 도근이는 아빠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늘 함께 있는 것 마냥 행복해 보였다.
..”
등록일 : 2022.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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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천연덕스럽고 시는 몸부림친다. 시가 뒤척일수록 삶은 명료해진다. 삶이 선명해지면 시는 다시 헝클어버린다. 나는 시라는 말만 들으면 가슴이 아프다. 가슴 아프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 좋은 시를 읽으면 자동인형처럼 고개가 올라간다. 가슴에 차오르는 것을 누르듯이 책장을 덮는다. 방..”
등록일 : 2022.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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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소옆집을 하지 않았으면 몰랐을 맥주 페어링도 많다. 우선 날씨 페어링이다. 술 좀 마시다 보면 이 날씨에는 이 맥주지! 하는 감이 온다. 겨울이 온 걸 느끼지 못하다가 갑자기 온도가 뚝 떨어져서 날씨가 추워지면 진한 스타우트, 그것도 달달하고 10도 이상 되는 스타우트가 최고다.&..”
등록일 : 2022.02.22
"소설가로서 내가 가장 아끼는 문장은 '반복은 아름답다'이다. 이 제목으로 짧은 에세이를 쓴 적도 있다.
(중략)
또하나의 장편 소설, 또 한 번의 벼농사에서 새로운 차이를 발견하지 못하면 지겨울 법도 하다.
그러나 지난번 소설이나 벼농사와는 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