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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기부강연 시리즈 02 "오늘 밤, 당신의 비즈니스 감각이 깨어난다!"

작성자 : 느티나무 작성일 : 2025-06-14 조회수 : 114

수지구청 골목길 사이에 있는 노란색 차양의 가게를 아시나요? 재작년 여름 컬렉션 버스킹으로 만난 와인바 612012입니다. 노란색의 아늑한 가게에 둘러앉아 비즈니스 모델 설계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습니다. 작은 가게들이 모여있는 골목인 만큼 다 같이 이야기해 보기 좋은 주제였던 것 같아요.

    

612012 사장님 의 한 구절 낭독으로 강연을 열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신의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에서 누구나 소설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구나 자신만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스토리가 있다면 소설가가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소설이 되기 위해서는 나름의 오리지널리티가 있어야 하고, 오랜 시간 소설가로 살기(여러 편의 소설을 쓰거나 소설가로 생활을 꾸려간다는 의미로) 위해서는 느리지만 꾸준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작년 8월 기부강연의 강연자로 참여해 주신 (현) 느티나무재단 이사 이승훈 님이 다시 한번 기부강연을 진행해 주셨습니다. 이번에는 신간 『성공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어떻게 설계하는가』를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설계하고 사람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소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치 제안’이라고 합니다. 이 사업을 통해 사회에 어떤 가치를 주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어야 그 사업이 흔들리지 않고 처음의 목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Uber)는 승객에게는 택시를 찾을 필요 없는 편리함을, 운전자에게는 운전석에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우버가 계속된 적자와 CEO의 논란, 해외사업 실패 등을 겪으면서도 계속해서 사업을 이어 나갈 수 있었던 것은 간단하지만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가치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수익 공식’입니다. 수익 공식은 비즈니스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돈을 어떻게 벌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말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히스토리를 통해 증명되어야 하며, 처음 사업이 제안했던 가치를 잘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인터넷이 발달하며 신문 구독자가 점점 줄어들 때, 뉴욕 타임스는 저널리즘의 가치를 아는 200만 명의 구독자만 있다면 그 돈으로 무료 뉴스보다 좋은 글을 쓸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뉴욕 타임스가 지향하는 가치를 지키면서도 신문사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좋은 글을 쓰면 구독자가 더 늘 것이고, 그러면 그 구독료를 가지고 좋은 저널리스트를 더 많이 고용할 수 있을 것이고, 그러면 다시 좋은 글을 써서 구독자를 늘릴 수 있고… 이런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 거죠. 뉴욕 타임스의 가치 제안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비즈니스를 유지할 수 있는 수익 공식의 좋은 사례입니다.

마지막 하나는 ‘고객 관계’입니다. 고객들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고 나누면서 신뢰와 호감을 쌓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승훈 님은 최근 침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탈환한 시몬스 침대의 예시를 들어주셨습니다. 전국에 있는 대리점 매장을 직영화해서 고객 경험을 본사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하고, 이천시에 ‘시몬스 테라스’를 열어 수면을 주제로 한 여러 문화 콘텐츠를 내놨습니다. ‘인스타그래머블’하고 ‘힙’한 디자인의 팝업스토어를 통해 미래 고객에 될 20, 30대에게 좋은 이미지를 쌓아놓는 것이 시몬스의 고객 전략이었습니다.




강연 이후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Q. 가치 제안이 아무리 훌륭해도 결국은 고객의 니즈하고 부합하지 않으면 (사업을 할) 상대가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가치 제안도 중요하지만, 그 가치 제안이 제대로 되려면 고객을 제대로 분석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 선생님은 고객에 대해서는 거의 강조를 안 하셔서 그 부분에 대해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A. 비즈니스 모델에서 가치 제안을 설계할 때는 두 가지 종류가 있어요. 하나는 고객의 니즈를 대상으로 설계하는 가치 제안이 있고요. 또 하나는 시장의 아픔을 갖고 설계하는 방식이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제가 약식으로 설명을 해드린 건데 고객의 니즈를 갖고 설계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기본적으로는 저희가 아는 것들이에요. 뭔가 너무 비싸면 싸게 만들면 되고, 불편하면 편리하게 하고, 검은색 차 하나만 만들고 있으면 색깔을 다양하게 하면 되고.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설계해서 나는 이런 가치를 제안할 거야, 하는 거죠. 어떻게 보면 고객의 니즈나 시장의 아픔은 동전의 다른 면이죠. 이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시장에서 뭔가 단절이나 진입 장벽이 있거나 혹은 제대로 된 환경이 어우러져 있지 않기 때문에 그걸 해결해 주는 방향으로 설계를 한 것입니다. 단순히 한 번 연결을 해주는 것에서 지속적인 연결, 교류를 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만들어주는 형태로 가치 제안을 설계하는 것이죠.
 
Q. 이승훈 님이 운영하시는 쿠마상회는 숙성 회를 배달해 주는 것이 가치제안이라고 하셨는데, 이전에도 유사한 서비스들이 있었지만 잘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제안하는 가치는 유사한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A. 이전에도 회를 판매하는 서비스는 있었지만 가게 주인과 고객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였습니다. 회는 신선도가 매우 중요한 제품인데 플랫폼 서비스는 직접 파는 것이 아니다 보니 신선도를 보장할 수 없는 것이 문제였죠. 거래의 중간자가 돼보려고 노력했는데 아무런 가치를 제공을 못해준 것이 실패 원인이고, 실은 생각해 보시면 신선 식품 중에 성공한 데가 없습니다. 쿠마상회 CS(Customer Service, 고객 서비스)의 원칙은 ‘절대 손님에게 귀책을 묻지 않는다’, “죄송합니다, 바꿔드리겠습니다, 반품해 드릴게요, 환불해 드릴게요”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신뢰도를 확보하는 게 중요하니까요.

짧은 사인회를 마지막으로 기부강연을 마무리했습니다.





 느티나무도서관의 기부강연 시리즈는 계속됩니다! 다음엔 어떤 주제로 돌아오게 될지, 어떤 이야기를 나누게 될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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