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_ 낮술 낭독회

by 느티나무

  • 『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_ 낮술 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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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좁은 골목길이라 하늘이나 풍경을 즐길 수는 없다.

    처마와 건너편 벽 사이의 좁은 틈으로 떨어지는 빗줄기가 보일 따름이다.

    그래도 엄연히 실내는 아니다. 바깥 공기를 쐬며 즐기는 목욕은 기분이 완전히 다르다.

    특히 오늘은 비까지 내리니 여름치고는 서늘해서 노천 목욕에 더없이 좋은 날씨다.

    물이 미지근해서 오래오래 앉아 있었다.

    탕 주변에는 휴식용 둥근 의자가 네 개 놓여 있는데, 팔걸이가 있어 아주 편하다.

    정원석이 있고 물이 흐르고 작은 폭포도 있고 작은 연못에는 잉어가 노닌다.

    비에 넞은 푸른 나뭇잎, 사소한 정취다.

    떨어지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탕에 몸을 담그는 것 또한 비 내리는 날 이불에 쏙 파묻힌 느낌과 마찬가지로 뭐라 말할 수 없이 포근하고 즐겁다.

     

     

    『낮의 목욕탕과 술』, 구스미 마사유키, 지식여행, 2011. 182면.

     

     

    읽은 날: 2021년 6월 22일 (화)

    *매주 화요일 늦은 3시부터 3층 동네부엌에서 낭독회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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