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 ...... 집에 왔는데 아줌마가 소파에 누워 자고 있더래요. 몇 번 불렀는데도 안 깰 만큼 깊이. 그래서 은호도 그냥 아줌마 옆에 누웠대요. 아줌마 배에 얼굴을 묻고 몸을 웅크린 채 한참을 그러고 있었대요. 아기처럼... 이상하게 매미 우는 소리가 듣기 좋았대요. 윙윙거리는 ..”
등록일 : 2025.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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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기차가 곧 오겠는데요.
일본인: 그러게요. 하코다테에 도착하면, 눈 쌓인 바다를 꼭 보세요.
한국인: 왜요?
일본인: 흔하거든요. 하품이 나올 때까지, 더 이상 쳐다보기 싫을 때까지 봐요. 지겨워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요. p.368
『낯선..”
등록일 : 2025.06.27
"황삼수: 제발, 내가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힘들면 좋겠다. 그만큼만 아프고, 그만큼만 가난하거나 불행했으면...
황삼수: 석양이 아무리 멋있어도 결국 어둠이 찾아오더라...
주이연: ... 더 큰 깨달음은 뒤에 왔어요. 가장 약한 동물이 가장 많이 우리들에게 쫓기고 시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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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교: 왜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 때문에 우리가 괴로워야 되죠?...
양씨: 자꾸 집 집 하는데 여긴 집이 아니야. 공공장소. 그러니까 일종의 숙박업. 잠시 머무는 거지.
동교: 잠시 머무는 게 집이고 인생이죠.
장씨: 여기는 고시원이야... 거지들 도와주는 쉼터..”
등록일 : 202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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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복: 이거는 심굴 거래. (반아산이 들고 있던 나뭇가지를 뺏어 들고 대신 잘라낸 개나리 나무 가지 하나를 건네주며) 쌔릴라민 이걸루 쌔레요. 이기 좋아. 낭창낭창하이 찔기구. p.530
<하얀 앵두>『배삼식 희곡집』(민음사)
읽은 날: 20..”
등록일 : 2025.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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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지복: 눈까리 뜨고 똑땍이 바라. 꽃이 봄에 씨를 떨구더래? 낭그가 봄에 열매를 여드래? 가실 아이래. 낭그마다 꽃마다 열매 여르마 머이나, 느이들 주어 처먹으라고 여는 주 아나? 그기 머이나? 가들 씨 아이래? 가들은 가실에 죽어라고 씨르 뿌리는 기래. 언나도 제미 배때기에 아홉 ..”
등록일 : 202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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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란: 근데 왜 학술적 가치가 없어요? 개가 찾아서요?
권오평: (웃는다.) 화석은 찾아내는 것보다 찾아내는 순간을 기록하는 게 중요해요. 어느 지층 속에, 제 어미 품에 있는 걸 캐내야 일종의 출생증명서가 생기는데, 이 녀석은 그게 없거든요. 일종의 미아죠. 이 집터에서 나왔는지,..”
등록일 : 2025.05.21
"외로워진다는 말은 결국 세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말이다.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사라진 존재란 뜻이다. 8쪽
인간이라는 존재는 홀로 덩그러니 버려지기 위해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10쪽
들어 주는 사람이 있는 한 결코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