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마주친 한 구절

[낭+독회 한구절]『아무튼, 술』, 김혼비 _ 낮술 낭독회

by 느티나무

  • 『아무튼, 술』, 김혼비 _ 낮술 낭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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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편으로는 그 시선들이 이해도 갔다. 그 테이블에는 족발과 술만 있는 건 아니엇기 때문이다. 웨딩 부케도 있었다. 먼지 하나 묻히고 싶지 않은 하얗고 커다랗고 예쁜 부케가 혹시라도 땅에 떨어지거나 무엇에 짓눌릴까 봐 의자가 아닌 테이블에 위 넓은 면에 곱게 올려뒀던 것이다. 

    블랙 시스루 원피스를 입고 세미 스모키 화장을 한, 누군가의 결혼식에서 부케를 받은 후 (어디들러서 부케를 놔둘 새도 없이) 바로 족발집으로 온게 거의 분명해 보이는 삼십대 초반의 여자가 혼자 낮술을 마시는 모습은 누군가에게 다소 을씨년스러운 상상을 불러일이킬 만했을 것이다. 

    비운의 여자처럼 보였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술』, 김혼비 , 제철소, 2019. 148쪽. 

     

     

     

    읽은 날: 2021년 9월 28일 (화)  

    *매주 화요일 늦은 3시부터 3층 동네부엌에서 낭독회를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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